▒ 코끼리한의원

등록일 : 2021-04-06 15:31
제 목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도 직접 민주주의 빛났다”
작성자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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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사상 첫 온라인 정기대의원 총회 성공적 수행
250명 대의원 담은 대형 스크린으로 ‘운영의 묘’ 살려
대의원들 “오프라인 정총 같은 총회…음향·표결 방식은 개선해야”


사상 첫 온라인(비대면) 총회로 열린 대한한의사협회 ‘제65회 정기대의원총회(이하 정총)’는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2년 만에 개최되는 정총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의안이 많아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했던 상황.

 

이에 한의협 대의원총회 의장단(의장 박인규)은 지난 2월4일 온라인으로 총회를 개최키로 결정한 이후, 박승찬 부의장을 정총준비 TF단장으로 임명하고 온라인 총회 개최를 위한 사전작업을 수행했다.

 

먼저 TF팀은 250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화상회의 플랫폼인 ‘Zoom’을 회의 도구로 채택했다. 이어 정총이 열리는 한의협회관 대강당에 대의원 250명이 동시에 접속한 화면이 담긴 약 가로 30m, 세로 3m에 달하는 대형스크린을 연단과 마주보도록 설치해 마치 대면 총회와 같은 현장감을 재현했다.

 

하지만 신임 의장단과 감사 선출, 정관개정 등 굵직한 의안을 비롯해 20여개에 달하는 정총 의안을 비대면으로 잡음 없이 진행하기란 녹록치 않은 실정이었다. 이에 박승찬 단장은 무엇보다 대의원들이 화상회의 플랫폼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판단, 한의협 직원 1명당 대의원 10명씩을 배치해 기본적인 회의 작동법과 회의 운영 규칙 등을 안내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하도록했다.

 

아울러 박 단장은 이번 정총에서는 무기명 비밀투표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무기명 직접투표 실행을 위한 플랫폼으로 네이버 ‘대의원총회 BAND’를 개설했다. 정총 당일 의장이 투표 개시를 외치면, 정총에 참여하고 있는 대의원들은 BAND에 접속해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뒤 다시 ‘Zoom’으로 돌아오면 되는 방식이었다.

 

또 ‘대의원총회 BAND’는 정총 투표 진행을 위한 플랫폼 외에도 ‘게시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를 위해 박 단장은 정총과 관련한 준비 과정, 진행 방식, 유의사항 등에 대한 사전 공지글 작성부터 정총과 관련한 대의원들의 질의·건의사항에 대한 답변까지 성공적인 정총 개최를 위해 ‘대의원총회 BAND’로 각 대의원들의 의견을 사전에 조율했다.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 지난 28일 총회진행센터는 마치 방송국 대형 스튜디오를 연상케 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연단을 둘러싼 대형 스크린에는 250명 대의원들의 얼굴을 A그룹에서 E그룹까지 각 50명씩 5개 그룹으로 나눠 스크린에 비춰 마치 관객들이 참여하는 한 TV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대의원총회 의장·부의장 및 감사단 선거를 위한 사전 작업도 빛났다. 의장·부의장, 감사 후보의 경우 참석 대의원들의 구두호천을 받아 정견발표 후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하는 것이 정관상 규정이지만, 비대면 총회 특성상 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아 사전 추천을 받은 의장·부의장, 감사 후보들은 총회장에 필히 참석토록 했다. 

 

이에 의장·부의장 후보에 추천된 정경진·안수기 대의원과 감사 후보에 추천된 최정국, 이연희 원장은 이날 총회장을 찾아 다른 후보들과 함께 정견발표를 이어갈 수 있었고, 대의원들의 선택에 따라 한의협 신임 의장단과 감사단이 원만히 선출될 수 있었다.

 

이번 총회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한의협 250명의 대의원들이 화상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한 최초의 총회로 한의계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축제로 기억될 것이지만, 향후 또 개최될지 모르는 온라인 총회를 위해 보완할 점도 있다는 평가다.

 

그 보완점으로 온라인 회의에 참여한 대의원들은 △음향 시스템 품질 개선 △원만한 표결 진행 방식 △의사 진행 발언에 따른 별도 명패 구비 등을 꼽았다.

 

최동호 대의원(충북 영동)은 “예행연습을 통해 기존 협회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총회에 버금가는 행사가 돼서 좋았다”면서도 “양방향 소통이 오프라인 회의만큼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온라인 총회였던 만큼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상당부분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양방향 소통을 위해 의사 진행 발언 등 별도의 명패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영근 대의원(강원 춘천)은 “오프라인보다 참여율도 높았고, 다른 대의원들의 모습을 보며 회의에 참가하니 생동감이 있었다”면서 “다만 시스템의 한계로 온라인에 접속한 대의원들이 발언이 잘 들리지 않고, 표결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 점은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 대의원은 “온라인 총회를 더욱 활성화해서 정기총회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고 임시총회는 온라인으로 개최해 서면 결의를 줄이고, 여러 대의원들의 의견을 알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