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끼리한의원
등록일 : 2012-09-18 12:21
제 목
인생의 봄에 스키니진을 입어야 하나?
작성자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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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들이 흔히 입고 나오는 몸에 딱붙어 조이는 스키니진에 열광하는 아이들이 많다. 스키니진을 입을 수 있는 ‘마른 체형’에 대한 맹목적인 욕구로 인해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소아청소년기에 이런 이미지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적은 영양을 섭취한다면 골다공증, 성장부진 등 여러 건강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해 발생한 면역력의 저하는 각종 감염 증상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스키니진과 같이 몸에 딱 달라붙는 스타일의 옷은 몸을 편하게 하고자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불편하게 만들어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게 할 수 있고 쉽게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다. 여아의 경우, 음부 분비물의 증가나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고 혈액순환에도 장애를 일으켜 평소 자주 쓰러지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했던 어린이나 소화 장애를 가지고 있던 아이의 경우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외국에서는 바로크 시대부터 빅토리아 시대까지 천도 아니고 단단한 뼈대로 된 코르셋을 있는 대로 조여 허리 사이즈를 과도하게 줄이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숨을 쉬기가 불편해 현기증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갈비뼈가 탈골 또는 골절되거나 여성의 유산과 사산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심지어 장기 변형, 발육 부진은 물론 죽음까지 초래하기도 한 기록이 있다. 하지만 200년 동안이나 여성들은 아름다운 허리 라인을 위해 이 무시무시한 코르셋을 착용했고 19세기 말에는 이를 위해 갈비뼈를 제거하는 성형수술이 유행할 정도였다고 한다. 아마 몇 세기가 지나고 나면 현재의 스키니진 열풍에 대해서도 역사책에 이해할 수 없는 일로 기록될지 모르는 일이다.

한의학에서 소아청소년의 시기는 대사의 기능이 빠르고 성장과 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생명력인 양기(陽氣)가 풍부한 시기로 인식된다. 계절로 치면 사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봄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황제내경 사기조신대론’에 의하면 계절에 따른 건강을 유지하는 생활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봄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봄에는 만물이 소생하니, 머리카락과 몸의 옷을 느슨하게 하여 의지가 살아나도록 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즉 몸을 너무 조이게 하지 말고 헐렁하고 가벼운 옷을 입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기원전부터 강조하였던 것이다. 결국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딱 달라붙는 옷보다는 느슨한 옷을 입고 공부와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성장과 건강에 도움을 주게 된다. 폭발적으로 성장해 바람직한 최종 키를 만들어야 할 시기인 인생의 봄날에 스키니진을 입는 것이 과연 그 욕망만큼 바람직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장규태 교수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소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