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과 일관된 실천으로 ‘한의사의 자존감’ 세울 것
1. 43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 동기는?
한의사의 길에 들어선지 30년이 흐르는 동안 저의 개인적 성공은 이뤘으나, 제 이력서의 첫머리에, 그리고 우리 회원님들의 이력서에 적혀 있는 한의사라는 타이틀은 점점 더 빛이 바래져 왔습니다. 한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떨어진 한의사의 위상을 다시 되살리고, 존경받고 자긍심 넘치는 한의계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입니다.
2. 자신이 갖고 있는 리더로서의 자질 중 최대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첫번째로, 비전을 가지고 돌파해 내는 데 저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늘 미래를 상상합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제가 사업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보건정책 전문가로서, 국회 입법보조인으로서,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서 활동하는 것도 뚜렷한 비전과 일관된 실천의 결과입니다.
두번째로 저에게는 국회와 정부를 뚫을 힘이 있습니다. 저는 한의사로서만 인생을 살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전체 그림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특히 문재인정부 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큽니다. 2012년에 이어 올해 대선에서도 문재인 캠프 정책특보를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건정책을 논의하고 제안했습니다. 국회는 물론 청와대와도 교섭할 인맥과 능력이 있습니다.
3. 대내외적으로 한의약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근본적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지금의 어려움은 한약과 침을 한의사가 온전히 독점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우리 한의사가 의사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의료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 한의사에게 씌워진 법적·제도적 굴레, 정보비대칭의 완화, 의료인력의 과잉공급, 인터넷 등 달라진 사회 환경 등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협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협회가 먼저 나서서 정부와 협상을 통해 막힌 곳을 뚫고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4. 임기 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
한의사는 원래 의사입니다. 저의 주요 추진과제는 모두 한의사가 의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첩약을 국가가 사주면 첩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국가가 보증해주는 효과가 생깁니다. 첩약이 보험에 편입되는 것이 의사 역할에 당연히 더 유리합니다. 또한 의사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진단을 위한 도구는 반드시 써야 합니다. 실질적인 KCD 진단을 위해서는 의료기기 사용이 필수입니다. 천연물의약품 역시 임상 3상을 통해 효과와 적응증이 입증된 한약이 천연물의약품입니다. 당연히 써야 하고 보험이 되어야 합니다. 제제한정의약분업을 통해 우리 손에 1500종 한약제제, 각종 주사제를 포함한 천연물의약품, 양한방복합제까지 손에 쥘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의과대학과 한의사제도를 그대로 두고 면허의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중국식 이원적 일원화를 이뤄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의사에게 씌워진 모든 제한을 풀어야 합니다.
5. 내게 한의학이란 [ ]이다.
숙명. 제가 어디서 무엇을 해도 늘 저를 규정짓는, 저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글자는 바로 ‘한의사’이기 때문입니다.
6. 한의사가 되지 않았다면 현재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비교적 높은 확률로 물리학과 교수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버지,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작은할아버지가 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셨고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도 동네에서는 선생의 역할을 하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피를 타고났다고 생각했고 가르치는 일 외에는 상상이 잘 가지도 않았었습니다.
7.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인가?
제 아내와 결혼한 것입니다. 제 아내는 제가 한의대에 입학하면서부터 첫눈에 반한 사람입니다. 저와 네 명의 아이들을 잘 건사해주고, 늘 격려해주는 아내를 만나고 결혼한 일이야말로 내 스스로를 칭찬해줄만한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8. 지금의 내가 있게 한 좌우명은 무엇인가?
새로움에 대한 기꺼운 호기심.
새로움을 대할 때 본능이 주는 두려움보다 새로움 속에서 뭘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꺼운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9. 가장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위인은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은 권력을 움직이려 하지 않고 진실을 움직였습니다. 노무현은 솔직했습니다. 자기생각이 아니면 말하지 않았고, 세류에 편승해서 자기생각을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노무현은 대통령이라고 폼 잡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도 그저 사람으로 대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의 대통령이었습니다.
10.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무엇인가?(이유와 함께)
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아내가 셋째아기를 임신하고 내내 불렀던 노래입니다. 아기에게 헌정된 노래지요. 그때 이후로 세상이 저를 공격한다고 느낄 때, 나도 모르게 미움과 분노가 올라올 때, 이 노래는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오히려 세상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11. 가장 아끼는 보물 1호는 무엇인가?
아이들입니다. 저 역시도 자식 자랑이라면 남 부럽지 않게 하는데, 그런데도 자식 자랑하는 사람들 보면 또 부럽습니다.
12. 힘든 시련이 찾아왔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누구인가?
자식들입니다. 변호사시험을 준비하면서도 가장 많이 떠올렸습니다. 제가 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3. 나의 건강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시간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려고 합니다. 그저 근육 키우는 것보다는 근육을 부드럽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나름의 철학만 가지고 삽니다.
14. 내가 협회장에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
지금이 치세라면 제가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입니다. 위기를 뚫고, 한의사의 자존심을 다시 세우고, 오랜 숙원들을 해결해 낼 강한 리더가 필요합니다. 저는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하지만, 1년 반 동안 돈 한 푼 받지 않고 국회 입법보조인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법무법인에도 들어갔습니다. 정부 정책을 알고, 법을 아는 것이 우리 한의사를 옥죄고 있는 수많은 사슬들을 끊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묵묵히 걸었습니다. 정부와 싸워 이기고, 우리의 뜻을 끝까지 관철시켜 내겠습니다.
15.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변화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위험회피는 당연한 준비이나, 존재하지도 않을 위험을 부풀려서 모든 변화를 거부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길로 한 발 내딛어야 할 때입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두려움을 깨치고 미래의 문을 열겠습니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준비된 자와 함께 모든 이들이 힘을 모아야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