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보다 여성 환자에서 빈발, 40% 이상은 어지럼증, 빈혈 등 호소
한약, 침, 뜸, 부항, 약침요법, 향기 광선요법 등 활용해 기혈순환 도와
수족냉증은 손발이 차가운 것이 주된 증상이지만 때로는 무릎이나 아랫배, 허리처럼 다양한 신체 부위에서 냉기를 느낀다. 현재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초 부위의 혈액순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때 신체 열 공급이 떨어지면서 손·발의 온도가 낮아지고 냉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손과 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수족냉증을 의심해봐야 하며, 손발이 너무 차가우면 찌릿한 느낌이나 극심한 통증까지 발생할 수 있는 등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따르면 냉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40.5%는 어지럼증이나 빈혈을 갖고 있으며, 위장장애(30.4%), 정신신경증상(25%), 관절질환(21.1%), 산후풍(19.9%), 불임증(12.5%)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한편 냉증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계절로는 겨울(57%), 가을(14%), 봄(10%), 여름(3%) 순이었다.
냉증은 보통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특히 출산을 끝낸 여성이나 40대 이상의 중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생리, 출산, 폐경 같은 여성호르몬 변화 때문에 외부자극으로부터 예민해질 수밖에 없으며, 손과 발에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심한 냉감을 느끼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생리통, 갱년기 장애, 불임, 성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각종 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와 관련 이진무 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는 “한의학에서 인체의 양기가 모자라면 냉증이 나타나는데, 이때 비위가 쇠약해져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다”며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고 비위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적외선 체열 촬영 통한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적합한 한약, 침치료 등을 받으면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정체된 기운을 풀어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수족냉증 클리닉에서는 수족냉증 치료 전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방기능검사를 통해 냉증 진단과 발병원인을 분석하고 적외선체열촬영을 통한 객관적인 수족냉증 평가와 더불어 자율신경계기능, 말초혈관의 노화상태, 체성분 분석 등을 통해 냉증의 발병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하고 한약, 침, 뜸, 부항, 약침요법, 향기 광선요법 등으로 기혈순환을 도와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3∼6개월간 외래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수족냉증 치료를 위해 혈액순환제제를 복용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손과 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고, 세수나 설거지 등을 할 때에는 찬물을 사용하지 말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만약 찬 공기나 찬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일 때 피부 색깔이 변하면서 통증이 동반되면 수족냉증과 비슷한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밖에 한방차는 수족냉증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쑥이나 인삼, 생강, 구기자, 대추, 계피 등의 약재로 차를 끓여 하루 두 번, 아침과 저녁으로 마시면 좋다. 특히 부인과질환으로 인한 수족냉증에는 더덕, 당귀, 향부자를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