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끼리한의원

등록일 : 2016-08-31 15:19
제 목
한의사이자 교육자, 이원발 義士에 건국훈장 애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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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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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일제치하에서 애국지사 김덕기, 이동녕, 이회영, 안창호 선생 등과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붙잡혀 옥고를 치르다가 순국한 이원발(字:士進. 號:문제공) 선생이 오는 15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받는다.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는 12일 제 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저명한 참전용사와 독립운동가 등 235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 대해 훈·포장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152명(애국장 58명, 애족장 94명), 건국포장 26명, 대통령표창 57명이다.
훈·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제71주년 광복절 중앙기념식장(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지방기념식장에서 유족에게 수여된다.
이번 포상자 235명 중 보훈처가 일제의 수형기록과 정보문서, 신문기사 등 각종 문헌자료를 분석하고 현지조사를 실시해 자체 발굴 포상하게 된 독립유공자는 227명이다.
이 가운데 이원발 의사(義士)는 ‘한의사’이자 ‘교육자’로서 만주 정의부(正義府)에서 활동하며 부흥학교 교장직을 맡아 배일사상(排日思想)을 고취하다 일제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서 4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옥고를 치르다 옥사했다.
한의신문이 이 의사의 생전 독립운동 활동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928년 10월 1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신의주발(發) 기사를 살펴본 결과 이 선생은 부흥학교가 정의부의 귀관학교(교관·무관)인 줄 알면서도 교장직으로 있으면서 한일합병일을 기념일로 해 우리 국민들에게 배일(排日) 사상을 고취해 선동한 혐의를 받고 취조를 받은 뒤 옥고를 치르다 순국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애족장은 건국훈장 가운데 ‘대한민국장’, ‘대통령장’, ‘독립장’, ‘애국장’과 더불어 명예로운 훈장”이라며 “이 선생이 생전 독립운동을 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른 사료를 발견했고, 이에 그 업적이 인정돼 이번에 수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룡 초대 한의협 회장 등 아들 4명 한의사로 키워내
이 선생이 건국훈장을 받는 것도 뜻 깊은 일이지만 한의계로서는 이 선생이 한의계 발전을 위해 기여한 업적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그의 손자로 이번에 훈장을 대리 수여받는 이병성 선생은 이날 한의신문과의 통화에서 “조부께서는 과거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시면서 중국인으로부터 의술을 배워 어렵고 힘든 주위사람들에게 약방문을 써주시다가 의술을 펼칠 수 있는 면허자격을 취득한 뒤 본격적으로 한의사로서 활동하신 것으로 선조들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이원발 선생은 또한 슬하에 5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이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차남 이우룡 선생을 비롯해 3남인 용익(한의사·인천), 4남 용주(한의사·서울), 5남 창호 선생이 부산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는 등 4명의 아들을 한의사로 키워냈다.
또한 3남인 이용익 선생의 아들 종훈씨는 현재 미국 LA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는 등 이원발 선생부터 종훈씨까지 3대가 한의사 집안이다.
이원발 선생의 직계선조인 갈암 이현일(1627~1704년·이조판서) 선생은 퇴계 이황의 남인 학풍을 이어받은 학자로 유명하며 갈암 선생의 동생 이정일 또한 儒醫(유의·유교적 사상을 바탕으로 의학의 이치를 연구한 학자)로서 유명하다.
이 선생의 차남 이우룡 선생이 일제시대가 끝난 뒤 1950년 즈음 당시 양의사 단독법으로 추진되고 있던 ‘국민의료법’ 저지를 위해 우길용, 윤무상, 권의수, 정원희 선생 등과 뜻을 모아 한국의약회를 발족, 5인 동지회를 결성하고 한의사제도의 기틀 마련에 헌신한 일화는 이미 한의계에서는 잘 알려진 얘기다.
당시 국민의료법은 한의사제도를 없애거나 한의사 자격을 의사와 동등하지 않게 격하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를 막아선 것이 5인 동지회였고, 지금의 2만여 한의사들이 환자들을 상대로 양의사들과 동등한 지위에서 인술을 펼칠 수 있는 것도 이들의 공로라 하겠다.
한편, 이원발 선생에 대한 애족장 수여식은 오는 15일 오전 인천광역시 주관으로 남동구 ‘인천종합예술회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