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부터 보건복지부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수연 한의사는 공직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과 초보 사무관의 주요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졸업 후 병원에서 수련과정을 거치며 입원환자를 케어하고 의학 지식도 쌓았다는 그는 “한의원 부원장, 개원의 등 임상 근무 경험은 환자 진료에 대한 기본기를 잡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진로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던 중 민간 경력자 일괄 채용 공고를 보고 정부 기관에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공무원은 크게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나뉘는데 복지부는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니 국가직이고 시군구청 및 보건소 근무는 지방직으로 분류된다”며 “보통은 한의약 정책을 담당할 사무관을 인사혁신처에서 일괄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채용하고 있으며 대개 한의사 면허증 소지 후 관련 분야 2년 이상의 근무조건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직 적격성 평가인 PSAT은 언어논리와 상황 판단, 서류 전형에서는 경험, 논문, 입직 후 포부, 면접에서는 주어진 상황에서 공무원으로서의 자세, 전공지식 응용능력, 직무 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검증받는다”고 덧붙였다.
한의약 정책 쪽은 매년 다르긴 하지만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3년에 한명 정도 뽑고 있으며, 6월에 원서 접수해 12월 말 합격자를 발표, 생각보다 긴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기대하고 응시하는 시험은 아닌 것 같다”고 조언했다.
경쟁률과 관련해서는 “당시 30:1 정도”였으며, 학위는 “한의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지만 보건학을 미리 공부해두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필요한 역량에 대해서는 “한의학을 공무원들은 외계어라고 할 정도로 전문적인 영역인데, 한의사는 한의학 전문지식을 가진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다만 의료법, 약사법 등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법령을 찾아보는 등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직 생활과 관련해서는 “사무관은 실무자지만 원하는 데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고 유관단체 등과 협의를 기본으로 상부에 보고한 뒤 방향이 정해진다”고 덧붙였다.
업무에 대해서는 “한의약정책관실에서는 한의학 관련 법령 개정 및 해석,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 수립, 공공보건사업, 한의약 R&D, 한의 의료기관 해외진출 등 정책업무 외에 민원처리, 국회 보고 등의 업무를 했다”며 “현재는 사고수습본부에 있는 만큼 방역 관련 대책업무를 하고 있고 한의약이랑 관련은 없지만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업무와 관련해서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보통 한의 방문진료, 공공사업 등이며 보건소는 진료 자체는 로컬과 비슷하다”며 “정책과 연구에 관심이 많다면 한의약진흥원, 한의약연구원 채용, 나라일터 홈페이지나 서울시보건소 인재개발원 홈페이지도 유심히 살펴볼 것”을 권했다.
임상에 비해 공직이 갖는 장점에 대해서는 “임상에서 일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선생님 덕에 건강해졌다는 환자의 한마디였다면 공직에서는 추진한 정책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