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7일 경희대학교 한의학역사박물관이 소장 중인 청강 김영훈 선생의 진료기록물 955권과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 사진기록물 1만9000여 매를 국가지정기록물로 새롭게 지정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선생은 1904년 설립된 최초의 근대적 한의과대학인 동제의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1909년 ‘대한의사회’라는 한의사단체를 만들었으며, 1915년에는 전국의생대회를 개최하여 전국 규모의 한의사단체인 ‘전선의회(全鮮醫會)’가 결성되면서 이 단체에서 감사부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한의학 전문잡지인 ‘동의보감(東醫報鑑)’을 창간하는 등 일제시대 전 시기동안 한의학의 부흥을 위해 앞장섰던 인물이다.
특히 김영훈 선생의 진료기록물은 이미 지난해 8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로 등록되는 등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으며, 진료기록물에 등장하는 처방을 책으로 엮은 ‘청강의감’은 2001년 현재 5판까지 중판될 정도로 한의학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고, 임상강의록이 교육현장에서 교재로 활용될 정도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에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된 진료기록물은 △김영훈 진료기록부 △김영훈 처방전 △김영훈 수록초(隨錄抄) △김영훈 초일기(抄日記) △보춘의원 경비기입장 △보춘의원 수입부 22~23 △보춘의원 수출입별록 △보춘의원 잡기 1, 2 △보춘의원 장부 1, 2, 3 △보춘의원 조선의사연찬회 진단록 △보춘의원 진단서류부본철 △보춘의원 치료환자통계표 1, 2 △수세현서 △청강선생문화포상하첩 △택일잡초(擇日雜抄) △김영훈 구왕궁전의 임명장 △김영훈 일기초(日記抄) 등 관련 기록물 21건 955점이다.
이 기록물들은 1914~1974년까지 한국전쟁기간을 제외하고 약 60년 동안 서울 종로에서 보춘의원을 운영하면서 기록한 진료기록부, 처방전, 필사본 의학서 등으로, 청강 김영훈의 아들인 김기수 전 포르투갈 대사가 경희대학교에 기증한 기록물이다.
문화재청은 청강 김영훈 진료기록물의 등록 사유에 대해 “청강 김영훈 진료기록물은 근대 전통의학의 의료체계와 국민보건의료 실태를 알아볼 수 있는 기록물로 의학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또한 진료기록에는 환자의 주소와 연령, 직업과 질병명, 처방내용, 약재가격 등이 기록돼 있어 당대 생활사 연구의 실증적 자료로도 가치가 높은 기록물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의계 관계자는 “청강 선생의 기록물은 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한의고전명저총서 DB로 연차별 구축되었지만 일부 잔여분 추가작업이 필요하며, 이 활용시스템을 확대한다면 한의학 치료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국가기록물 지정에 따라 청강 선생 진료기록물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대책과 관리방안이 수립되고, 관련 연구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일제강점기 민족자존을 상징하는 전통의학의 부흥과 교육에 힘써온 공로와 기여가 조명됨으로써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역사적 가치가 높은 민간기록물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해 보존/관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유진오의 제헌헌법 초고 △조선말큰사전 편찬원고 △도산 안창호 미주국민회 기록물 등이 지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