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 중 최초…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대의원 만족도 높아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정곤·이하 한의협)가 의약계 처음으로 전자투표방식을 도입해 큰 관심을 모았다.
기존에 일일이 대의원을 호명하고 신원을 확인, 기표소에서 투표를 한 후 개표를 하던 방식은 투표 자체만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돼 투표를 통한 의결이 극히 제한됐을 뿐 아니라 시간이 길어지면서 대의원들의 집중력을 저해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에 전자투표 도입의 필요성이 여러번 제기됐으며 2012년 제57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처음 도입된 것이다.
총회에서는 2010회계연도 일반회계 세입·세출 결산(안)부터 2012회계연도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까지 심의한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 가결산 심의분과위원회의 결과 승인과 회장 직선제를 다룬 정관 개정에 관한 건, 자보심의회 참여에 따른 특별회비 부과의 건, 제16회 ICOM 등록비 부과의 건, 한의학 영문명칭에 관한 건 등을 전자투표로 의결했다.
전자투표를 마친 위성현 대의원은 신속한 의사 결정에 만족스러워 했다.
위성현 대의원은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들이 제한된 시간에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냥 버려지는 시간 즉, 투표를 진행하는 시간이나 의견 개진을 위해 마이크가 있는 곳 까지 찾아 가는 시간 등을 최소한으로 줄여 그 시간에 더 많은 대의원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해야 한다”며 “이번에 도입된 전자투표가 그러한 시간을 벌어준 것 같아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앞으로는 대의원들이 마이크를 찾아 이동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전자투표 기기를 통해 말을 할 수 있는 기능도 보강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전자투표 도입은 한의협이 1993년에 의료계 처음으로 구축해 운영한 한의사통신망(A KOM)에 이어 IT기술 도입의 선두 주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993년 촉발된 한약분쟁때 협회의 정책 수립 및 회무 추진사항을 각 회원에게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물론 회원의 요구사항이 신속히 협회에 반영될 수 있는 소통매체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당시에는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으로 일반 중소기업조차 하이텔, 천리안, 유니텔 등 전문통신회사의 제한적이고 보안성이 취약한 동호회서비스에 의존했던 시절이다.
그래서 자체 서버를 보유하고 다양한 DB를 구축한 한의협의 한의사통신망은 타 의약단체의 동경을 한몸에 받았었다.
이제 대의원총회가 전자투표를 도입함으로서 보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효율적인 토론을 통해 한의계 최고 의결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됐다.
전자투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유권자 개인의 인증과 투표 내용의 기밀성 유지 등은 앞으로 어떻게 보완, 운영하느냐의 문제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해 일선 회원들의 민의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대의원총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