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빠지지 않는 증상이 있다. 속이 울렁거려 토할 것 같거나 체한 것 같은 느낌이다. 평소 구토증과 체증을 자주 호소하는 경우 어지럼증이 잦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장수한 왕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영조는 어려서부터 어지럼증과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과식하거나 조금만 찬 과일을 먹어도 배가 아프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고통을 호소했다. 의관들은 어지럼증이 생길 때마다 ‘자음건비탕(滋陰健脾湯)’이라는 처방을 올렸다. 실록에 나오는 처방 횟수만 총 144회다.
영조 9년 어지럼이 심해지자 의관 김응삼은 “현기증에는 소뼈를 곤 음식(곰탕)이 좋은 식보(食補)다. 의서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며 곰탕을 적극 추천했다. 의관 이태원도 “어지럼에는 곰탕이 효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필자가 어릴 때인 1960, 70년대만 해도 가족 중 어지럼증이 있으면 소머리를 고아 만든 곰탕을 끓여 먹였다. 동의보감은 몸이 허해 생긴 어지럼증을 골수의 일종인 뇌의 수액이 부족해 생긴 질환임을 강조한다.
“음식의 진액이 합쳐져서 영양분인 고(膏)가 되는데 뼛속에 스며들어 골수를 이룬다. 이것이 뼈와 뇌를 채워주는데 가득 차면 몸이 탄력 있게 건강해지고 부족하면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귀에 소리가 나고 다리가 시큰거리고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한다.”
먼 옛날부터 인간은 본능이나 경험으로 자신의 신체 성분과 닮은 동식물의 신체 성분을 식의약적으로 이용해 왔다. 부족한 부분을 비슷한 동식물 재료의 음식으로 채운다는 생각은 중국의학의 기본 원칙 중 하나로, 이류보류(以類補類)라 한다. 본초강목은 누런 소의 머리뼈를 풍현(風眩·빙글빙글 돌다 멈췄을 때 생기는 어지럼증)을 치료하는 중요한 약재로 꼽고 있다.
곰탕은 바로 소뼈 속의 골수를 우려낸 것이다. 본초강목은 소 골수의 효능에 대해 “소화 기능을 돕고 사람의 골수를 보충한다. 오래 먹으면 수명을 늘리고 부러진 뼈를 이어주며 기력을 좋게 한다”고 평가한다. ‘곰탕’의 곰은 순우리말로 알려져 있지만 한자어로 ‘고음(膏飮)’의 변화라는 설이 유력하다. “음식의 진액이 합쳐져 고(膏)가 돼 골수를 이룬다”는 동의보감의 해석과 딱 맞아떨어진다.
최근 어지럼증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메니에르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특발성 내임파수종’인데, 귓속 전정기관에 임파액이 연못처럼 고여 생긴 질환이다. 한의학에선 치료에 택사(澤瀉)라는 약초를 쓴다. ‘연못에 고인 물을 빼 낸다’는 뜻이다. 중국의 약물학서인 본경소증에는 “어지러워할 때에는 몸에서 물을 잘 보내야 하는데, 얕은 물에서 사는 택사는 낮은 곳의 물을 잘 내보내 높은 곳의 물을 다스린다”고 쓰여 있다.
곰탕은 바로 소뼈 속의 골수를 우려낸 것이다. 본초강목은 소 골수의 효능에 대해 “소화 기능을 돕고 사람의 골수를 보충한다. 오래 먹으면 수명을 늘리고 부러진 뼈를 이어주며 기력을 좋게 한다”고 평가한다. ‘곰탕’의 곰은 순우리말로 알려져 있지만 한자어로 ‘고음(膏飮)’의 변화라는 설이 유력하다. “음식의 진액이 합쳐져 고(膏)가 돼 골수를 이룬다”는 동의보감의 해석과 딱 맞아떨어진다.
최근 어지럼증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메니에르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특발성 내임파수종’인데, 귓속 전정기관에 임파액이 연못처럼 고여 생긴 질환이다. 한의학에선 치료에 택사(澤瀉)라는 약초를 쓴다. ‘연못에 고인 물을 빼 낸다’는 뜻이다. 중국의 약물학서인 본경소증에는 “어지러워할 때에는 몸에서 물을 잘 보내야 하는데, 얕은 물에서 사는 택사는 낮은 곳의 물을 잘 내보내 높은 곳의 물을 다스린다”고 쓰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