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끼리한의원
등록일 : 2012-01-12 15:55
제 목
왜 젊은 사람이 신종플루에 잘 걸릴까?
작성자
코끼리
1,792
조회수


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들 보다,
젊은 사람들이 신종플루에 잘 걸리는 것일까요?

갑산한의원 이상곤 원장님의 칼럼입니다.

한의학을 잘 이해 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읽어 보시고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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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초 영국의 세균학자이면서 페니실린의 발견자인 플레밍은 세균을 배양 중인 유리그릇 샬레에 콧물을 떨어뜨렸다. 2~3일 후 유리그릇을 살펴본 그는 깜짝 놀랐다. 세균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때 발견한 것이 분비액 즉, 점액 속에 들어 있는 리소자임 성분이라는 살균 성분이다.

면역은 우리 몸에 침범하는 모든 이물질을 방어하는 작용을 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 몸의 외부 최전선에서 먼지나 이물질, 미생물 같은 이물질을 저지하는 것은 점액의 역할이며 이것을 자연면역시스템이라고 한다. 같은 환경 속에서도 감기에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이 있다.‘저항력이 있다’, ‘면역기능이 강하다’라는 것은 대체적으로 자연면역의 기능 즉 점액의 분비기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체온 높이면 건조해지면서 방어능력에 더 큰 결함

면역력을 강화시켜 바이러스의 침임을 예방하는 것도 이런 의미의 연장선에 있다. 점액이 분포되는 것은 신체의 대부분이다. 눈물, 콧물, 침, 소화액, 기관과 생식기에 이르는 모든 부분이며 피부에도 개구리 표면처럼 매끈한 액이 약간씩 분비되어 있다. 대장균, 살모넬라균, 백일해균, 뮤탄스균 등의 다양한 세균과 인플루엔자, 헤르페스, 폴리오바이러스 등 엄청난 종류의 외계분자에 대한 항체가 포함되어 있다.

몸안의 점액은 서로가 연결하여 같은 항체를 만들어 내고 같은 면역학적 시스템에 편성되어 있다. 자연면역의 최전선에서 코팅처리처럼 신체의 외부를 감싸고 방어한다. 마치 손이 더러우면 물로 씻듯이 쉴새 없이 새로운 점액으로 교체하며 흐른다. 이로써 미생물이나 해로운 화학물질을 씻어내어 접착 또는 침입을 방지한다. 점액도 물로만 보면 곤란하다. 기본점액과 반응성 점액으로 나누며 기본점액은 기름이 된 물로 점액 중에도 핵심역할을 담당한다.

이점을 두고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인체의 모든 물은 신장이 관리하며 간·심·비·폐·신의 오장은 각 기관에 따라 눈물, 땀, 침, 콧물, 소변을 분비한다고 한다. 신장은 겨울, 씨앗을 뜻한다. 모든 씨앗은 반드시 기름을 포함하며 기름이 든 물은 신장에서 주관하는 물이다.

한의학과 현대의학은 그들의 문화적 전통 위에서 발전해 왔다. 현대의학은 보이면 쏜다는 수렵전통을 바탕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찾아보고 죽이거나 상처를 입혀 신체를 위기에서 구출한다.

한의학도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밭을 가는 것처럼 자신의 신체를 갈고 일구면서 바이러스나 세균을 달라붙지 못하게 준비한다. 예를 들면 감기가 와도 자신의 체온을 높이는 매운 약이나 땀을 내는 발한제, 이뇨제, 배설제로 씻어내거나 몰아낸다. 이런 사유적 바탕은 전염병에도 똑같이 적용하였다.

상한론이 바로 그것이다. 상한(傷寒)은 차가움에 인체가 체온조절기능을 손상받았다는 전제 하에 치료의 중점을 둔다. 고추처럼 맵고 따뜻한 약이나 계피처럼 달고 매운약 등을 사용하여 체온의 보존과 높이는 문제에 중점을 두고 치료한다. 이런 대전제는 필연적으로 습도, 즉 점액의 조절문제를 간과했다는 결론에  봉착하게 되며 청대에 와서 수정된다.

바로 한의학의 전염병 치료학문인 온병학의 출현이다. 온병학의 시조는 오국통으로, 1758년 태어나 1836년에 사망한다. 상한론의 시조였던 장중경이 가족의 죽음 앞에서 절실한 마음으로 연구에 매진했듯 오국통도 사촌의 죽음을 지켜보며 새로운 전염병 치료에 착수한다.

대전제는 상한과 온병의 차이를 명확히 제시하는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온병은 땀을 내는 방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땀을 내거나 체온을 높이면 다른 큰 병이 생긴다.” 습도, 즉 점액의 분비 능력이 떨어진 사람이 땀을 내거나 체온을 높이면 더욱 건조해지면서 방어능력에 더 큰 결함이 생기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온병의 관점에서 보면 나이드신 어른들보다 젊은 사람이 신종플루에 쉽게 감염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의학은 농경의학인 만큼 세균 방지해 예방에 초점

젊은 사람들은 체온이 높으며 신경이 과민하고 밤잠을 설치면서 일이나 공부에 매진하여 코나 입이 바짝 건조한 경우가 많다. 아파트 생활은 더욱 코를 건조하게 만들며 신종플루의 침입에 노출되어 감염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한의학은 자신의 신체를 갈아 일구는 농경의학인 만큼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접착을 방지하는 예방적 측면에 그 본류가 있다. “명의는 병이 나기 전에 치료하고 보통의사는 병이 나야 고친다”는 황제내경의 말은 분명한 예방의학적 메시지다. 점액의 생산과 분비기능을 어떻게강화할 것인가는 현재 시점에서 되짚어야할 중요한 이슈다. 여기에는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 점액은 당연히 위장에서 생산된다. 위장의 역할은 부숙수곡(腐熟水穀)이다. 부는 썩힌다는 뜻으로 더 정확히 표현하면 삭히는 것이고 숙은 찐다는 것이다. 술 먹고 구토하면 멀건 반죽이 나오는 국물같은 것이다. 이렇게 소화작용은 진행된다. 음식은 위장에서 위액과 골고루 섞여 삭히고 찌면서 맑은 것은 짜서 전신의 점액성분을 보충하고 탁한 것은 대장을 통해 배출된다는 뜻이다.

코를 촉촉하고 매끈하게 해야 바이러스 1차 관문 차단

이런 점에서 보면 습성의 밥이 가루성분이면서 건조한 빵보다는 유리하다(실제로 일본에서는 빵을 많이 먹는 젊은 층에서 침의 분비가 줄어 구내염이나 구강건조증이 생긴다는 보고도 있다). 점액을 진액 혹은 정기로 표현하는데 정기(精氣)에는 쌀 미(米)자와 채소를 뜻하는 푸를 청(靑)자가 포함되어 있다. 바로 따뜻한 밥과 채소가 정기의 근원임을 암시한 것이다. 생활 속에서 보충할 수 있는 것은 더덕이나 황기 등을 차로 마시거나 새콤한 오미자, 매실을 이용한다. 기름이 든 물은 앞에서 전제했듯 기본점액이다. 신장은 카오스로 흑색이다. 검으면서 씨앗인 것은 검은 깨와 검은 콩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체내의 음기를 자연스럽게 생산하는 것이다. 음기의 원천은 깊은 숙면이다.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이 푸석해 보이는 것은 점액의 분비가 줄어들었다는 확실한 증거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호흡기를 통해 침입하며 코가 바로 대문 역할을 한다. 코를 촉촉하게, 매끈하게 만들어야 바이러스는 일차관문에서 걸러진다. 참기름, 꿀, 젤리나 알로에 액으로 촉촉하게 만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작지만 큰 예방법이다.